기술지원 종료되는 ‘어도비 플래시’··· 이제는 놓아줘야 할 때
2020.12.20 08:48:47 / 이종현 bell@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어도비의 ‘어도비 플래시’가 오는 31일을 끝으로 기술지원 종료된다. 내년부터는 보안 취약점 및 오류에 대한 업데이트가 이뤄지지 않는 만큼 ‘탈 어도비’가 시급한 상황이다.
애니메이션, 게임, 음악 등 콘텐츠를 제작·재생 가능하도록 하는 어도비 플래시는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소프트웨어(SW)다. ‘졸라맨’, ‘마시마로’ 등이 어도비 플래시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최근에는 ‘움짤’로 익숙한 그래픽 인터체인지 포맷(GIF)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플래시는 적은 용량으로도 효과적인 애니메이션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몇초 남짓의 GIF가 수십 메가바이트(MB) 남짓인데, 전화망을 사용하던 인터넷 보급 초창기에는 부담스러운 용량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웹사이트 대부분이 플래시를 활용했다. 유튜브나 네이버 지도 같은 서비스도 플래시 기반으로 제공됐다. 네이버의 증권정보 서비스에 차트는 아직도 플래시 기반이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플래시였으나 호환성과 보완성 등의 문제로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호환성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애플의 아이폰이다. 모바일 시장의 대격변을 일으킨 아이폰의 운영체제(OS)인 iOS에 플래시가 구동되지 않았고 애플의 PC OS인 ‘맥OS’에서도 최적화가 덜 되는 등의 문제가 다수 발생한 것.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2010년 ‘플래시에 대한 생각(Thoughts on Flash)’이라는 제목의 글로 플래시에 대한 자선의 견해를 밝혔다. 이 글에서 스티브 잡스는 PC 환경에서 개발된 플래시가 모바일 환경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과 보안 문제 등을 꼬집었다.
모바일 시장을 석권한 아이폰에서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쿤 문제이긴 했으나 당장 플래시의 존폐를 결정할 수준의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와 함께 터져 나온 보안 취약점이 플래시의 명운을 결정했다.
초창기부터 보안 문제로 지적을 받아왔던 플래시는 해커들의 공격 루트로 꾸준히 활용돼 왔다. 국내 유명 웹사이트를 통해 랜섬웨어가 배포된 사건도 플래시의 취약점을 이용한 공격이었다.
‘HTML5’가 새로운 웹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플래시가 없더라도 서비스 개발이나 이용에 큰 제약이 없는 상황에 이르면서 플래시는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어도비는 2017년에 플래시의 기술지원 종료를 발표했고, 이제는 그 시기가 열흘 남짓 남게 된 것.
기술지원 종료가 2017년에 발표된 만큼 정부를 비롯해 기업·기관들은 ‘플래시 걷어내기’에 열중해왔다. 정부에서는 ‘노 플러그인’ 정책의 일환으로 꾸준히 플래시 의존도를 낮춰왔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기업들도 자사 서비스에서 플래시를 제거하고 있는 상태다.
우려되는 점은 국내 웹 곳곳에서는 플래시가 잔재해 있다는 점이다. 2019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조사에 따르면 민간 500대 웹사이트 중 플러그인을 이용 중인 것은 139개다. 지속해서 줄고 있으나 여전히 다수 웹사이트에서 플래시 사용이 확인되고 있다.
공공은 민간보다도 우려된다. 공공기관 서비스 중 일부는 여전히 인터넷 익스플로러(IE) 환경에서만 구동되는 등 변화에 대한 수용이 늦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연말까지 플러그인을 모두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열흘 남짓 남은 현재도 플래시를 사용하는 공공기관 서비스가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는 지난 2일부터 플래시의 취약점을 악용한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보안기업, 이동통신사 등과 협력해 피해 확산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25살 익스플로러, 내년 굿바이
MS, 내년 핵심 서비스 지원 중단하고 구글 기반의 '엣지' 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가장 악명 높은 제품으로 꼽히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가 내년에 사실상 퇴출 수순을 맞이하게됐다. MS는 17일(현지시각) 개발자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오는 11월 30일부터 MS의 사무용 서비스인 ‘팀즈’는 더 이상 IE에서 작동하지 않을 예정이며, 내년 8월 17일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 365’를 비롯한 MS 서비스들에 대한 지원도 종료된다”고 밝혔다. 향후 이들 서비스의 업데이트 버전을 개발할 때 더 이상 IE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당장 IE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핵심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종료하면서 사실상 IE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 밖에없는 운명에 놓인 것이다.
◇안녕, 인터넷 익스플로러
IE는 지난 1995년 출시 후 윈도 운영체제(OS)와 함께 MS를 대표하는 소프트웨어로 성장했다. 한때 파란색 ‘e’ 로고는 인터넷 브라우저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구글의 ‘크롬’과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등 경쟁 브라우저가 잇따라 출시됐고, 2014년 후 부터는 시장 점유율을 경쟁사에 뺏겨 점차 아무도 쓰지 않는 서비스로 전락했다. 현재 전체 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은 약 71%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IE는 4% 수준으로 저조하다. 실제로 현재 IE는 2013년 출시한 11버전이 마지막으로 더 이상 서비스 업데이트가 되고 있지 않다. IT업계에서는 “사람들이 널리 쓰고 있는 구글의 서비스는 예전부터 IE환경에서 제대로 구동하기가 어려웠고, 앞으로 MS 산하의 서비스들도 지원이 중단되며 IE를 쓸 이유가 전혀 없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MS측은 “고객들이 2013년부터 써온 IE 11버전은 오늘날의 인터넷 환경에 알맞지 않는다”며 “대신 보다 최근의 기준에 알맞은 새로운 브라우저 서비스 ‘엣지’로 고객들에게 더 진화한 온라인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MS는 그 동안 IE를 기반으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온 개발자측의 반발을 고려해 IE의 외형을 남겨두기로 했다. 그럼에도 MS는 “기존 개발자들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IE를 남겨놓지만, 엣지를 활용하는게 더 좋다”고 신제품을 직접 추천하기도 했다. 미국 CNN은 이날 “MS는 계속해서 IE를 ‘죽이려고’ 노력해왔다”며 “핵심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끊으면서 IE가 실린 관짝(coffin)에 에 또 하나의 못을 박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무거운 크롬, 대항마 나올까
MS가 내세우고 있는 신형 ‘엣지’는 구글 크롬과 같은 크로미움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진 웹 브라우저다. 이용자 층이 많은 구글의 PC 앱들을 구동하는데 IE처럼 오류가 나지 않는데다, IE에서 작동하던 앱들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S는 크롬의 웹 브라우저 독점이 길어지면서 생겨난 램 사용량 과다 등 문제를 해결하며 사용자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MS는 지난 5월 윈도 10 OS 업데이트와 함께 신형 엣지의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27% 감소시키는 업데이트에 나섰다.